2011.3.5(토) 기상상태로 본다면 본격적인 봄도 겨울도 아닌 애매한 환절기 3월의 첫 산행지로 삼악산을
선택하고 왕복 이동시간 고려 일찍 집을 나서다. 1월 4일 새로 개통한 경춘선을 이용하여 의암호 트래킹을
한 후 2개월 만에 경춘선을 다시 타본다. 유난히 많은 눈(雪)과 한파가 기승을 부린 지난 겨울이지만 경칩을
하루 앞 둔 오늘의 기상은 그 나마 꽃샘 추위 후 반짝 평년 기온을 되찿은듯하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가니 설국이었다'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雪國의 시작대목에 무색치않았던 지난 1월의
춘천행전차의 차창 밖 풍경은 3월이니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으나 그래도 멀리 산 골짜기엔 잔설이 남아있겠지,
삼악산은 어떨가 이런 저런 상상을 하는 동안 강촌 역에 도착하다. 신설한 강촌 역은 깔끔하게 현대화 되어있으나
역에서 부터 의암호 방향으로 진행하는 대중 교통수단은 시골 길이니 그렇게 원할해 보이지 않는다. 노선 버스도
몇개가 있으나 운행 간격이 뜸 한듯 대기하 던 택시도 단체객의 합승으로 놓치고 택시던 ,버스이던 먼저 오는 편으로
상원사입구 방향으로 가기로 하고 강촌 역앞에서 잠시 머뭇 거리는데, 근처 식당 봉고차가 호객 차원에서 무료서비스를
한단다. 자리가 한,두개 있길래 우선 올라 타다 .식당 상호가 담긴 명함도 받아 두었으니 후일 참고로 잘 보관하다.암튼
오랜 만의 삼악산 산행 길 출발이 좋다.
3년전 공심 산우회의 삼악산 산행루트를 그대로 밟기로 하고 상원사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하는데 그 때와 계절이 달라서
인지 전혀 생소한 기분이다.다만 당시의 기억으론 대구에서 온 단체 등산객중 1명이 심장 마비로 사고사 한곳이니 그렇게
녹록한 코스는 아니라는 기억 뿐이다. 상원사를 지나니 등산로는 빙판 등산길이나 준비한 아이젠을 착용하니 착지가
안정된다.상원사 방향으로 등산시 장점은 의암호 도로변 매표소를 통과해서 부터 계속 오르막 길이므로 간간히 휴식시
내려다 보이는 의암호의 아름다운 호수와 주변의 산들이 잘 조화되어 눈이 즐겁고 가슴이 시원하다.
정상까지 반 쯤 올랐을가 살이 토실 토실한 백구 한마리가 꼬리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며 반기는데 이미 인근에서
점심을 먹던 한 부부팀으로 부터 얻어 먹고 막 도착한 나에게 먹을것을 기대하고 반기는듯하기에 카스테라 한개를
나누어 먹다. 절에서 키우는 백구라는데 온순하기도 하여 울집 페키니즈 순돌이 생각도 나서 한참을 백구와 놀다
갈 길을 재촉하다.
등산 안내판에 나온 정상까지의 예상소요시간은 2시간20분이나, 주변경관에 취하기도하고 백구와 조우하여 니놀다
우여곡절 끝에 3시간 소요,해발 654m 용화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샸을 남기고 333 돌계단 ~흥국사를 거쳐내려오는
하산 길을 재촉하지만 흥국사로부터 등선폭포 까지 이어지는 계곡은 새 하얀 빙하지대의 연속으로 눈이 부실 지경이다.
발 길은 점 점 느려지며 틈틈이 깨어진 계곡의 얼음장 두께는 30cm 정도다 . 경칩 전일 이건만 산속은 아직도 한 겨울이다.
당초 오늘 산행을 오늘의 역 코스로 할가 망설인적도 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음이 다행이라 할 정도로 빙하계곡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조용한 산 속의 두껍게 언 어름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가 경쾌하고 가끔 산 새들이 장 단을 마추는 이곳은
무릉계곡이다. 급경사 철 계단을 따라 내려오니 선녀탕이다. 깊이 패인 선녀탕의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탕 빛은
때론 짙은 초록 때론 연초록 필설로 표현이 부족하다.갈수기인터라 녹은 빙설 계곡수가 전부일터 선녀탕을 휘몰아
내린 계곡수는 그래도 낙차가 제법인 등선폭포에서 클라이맥스를 이루어야 하나 절대 수량이 부족하니 어떻허랴.
괜시리 음푹가린 폭포좌우 하늘 허공을 향하여 얐호를 외쳐보며 오늘의 삼악산산행을 마치다. 여름 우기에 또 가기로
하고...